덜 하는 것의 용기 — 시술에서 '아니오'가 필요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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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가끔 어색한 대화가 있습니다.

환자분이 원하는 것을 말씀하시면, 의료진으로서 “그것보다는 이 정도가 더 맞습니다”라고 말해야 할 때입니다. 원하는 것보다 덜 해드리는 것을 제안하는 순간입니다.

이 대화가 불편할 수 있다는 걸 압니다. 그래서 왜 그 이야기를 하는지, 오늘은 솔직하게 남겨 둡니다.

‘더’의 유혹

시술의 세계에서 “더”는 항상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조금 더 채우면, 조금 더 올리면, 조금 더 깎으면 — 이상적인 결과에 가까워질 것 같은 느낌이 납니다.

그런데 에스리본 원장이 수년간 진료를 하면서 배운 것 중 하나는, ‘더’가 어느 지점을 넘으면 반드시 ‘너무’가 된다는 사실입니다.

필러를 조금 더 넣었을 때, 처음에는 잘 됐다고 느낍니다. 그런데 1년 후 그 부위가 어색해지면, 그 “조금 더”가 원인이 되어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자연스러움은 ‘없는 듯한’ 것

에스리본이 자주 쓰는 기준은 하나입니다. “시술을 받은 것이 보이지 않을 것.”

주름이 완전히 없어지는 게 아니라, 표정이 살아있으면서 주름이 부드러워지는 것. 볼륨이 티 날 만큼 채워지는 게 아니라, 없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얼굴 밸런스가 맞아떨어지는 것.

이 기준으로 보면, 때로 “이 부위는 지금 건드리지 않는 것이 낫겠습니다”라는 말이 가장 맞는 처방이 됩니다.

‘아니오’를 말하는 것이 의사의 역할

환자분이 원하는 것을 다 해드리는 것이 좋은 진료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에스리본은 그 기준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의사는 환자의 요청을 들어주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그 요청이 실제로 도움이 될지 의학적으로 판단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두 가지 역할이 충돌할 때, 후자가 먼저입니다.

“이 부위는 지금 더 하면 오히려 부자연스러워질 수 있습니다.” “이 시술은 현재 피부 상태에서는 효과보다 자극이 클 수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거절이 아니라, 더 나은 결과를 위한 진솔한 제안입니다.

상담에서 ‘왜’를 물어보세요

시술을 고민하고 오셨을 때, “이걸 하면 좋아지나요?”보다 “왜 이게 저한테 맞는 건가요?”를 먼저 묻는 것이 좋습니다.

좋은 상담은 환자분이 원하는 것에 “네”를 말하는 자리가 아니라, 현재 상태와 목표를 함께 보고 진짜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을 솔직하게 나누는 자리입니다.

에스리본에서 상담 후 “오늘은 안 하셔도 됩니다”라는 말을 들으셨다면, 그것도 진심 어린 처방이었음을 기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의료 행위는 개인 상태에 따라 다릅니다. 본문은 일반 정보이며, 최종 판단은 면허 의료인과의 상담·진료에 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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